2008년 03월 24일
차라리 할인을.
과 행사 술자리에서 취기가 오르면 으레 정치외교학과답게 정치에 대한 화두가 떠오르기 마련이다. 둘이 이야기하고 있다가 테이블 전체가 휩쓸리고 옆 테이블로 전염되는 것이, 그대로 두면 개판 되기 딱 좋겠다 싶었다. 군 가산점 제도에 대하여 침 튀어가며 설명하는 남자 동기는 열심히 군 가산점의 존재 이유를 설명하고, 옆 자리의 여자 후배는 쉽게 이해가 안 가는지 고개를 갸웃거린다. 사회과학을 하는 친구들답지 않게 과 전체적으로 예비역의 포스가 강하다면 강한 것이 특징인데, 예비역이자 남성으로서 동기의 설명이 마땅히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근질거리는 입을 열었다.
"일단 이렇게 보자고. 군대 다녀온 예비역에게 일정 부분의 대가를 주는 일은 필요할 거야. 그런데 나는 공무원 안 할거거든. 그럼 나에게는 국가가 어떤 보상을 해주어야 하지?"
"?"
"나에게는 털끝만큼의 보상도 해주지 않는 공무원 군 가산점 제도에 대해서 왜 찬성해야 하지? 이 군 가산점 제도는 남성과 여성, 대결의 관점에서 보면 그 시점에서 끝난 거야. 이 문제에 남성과 여성이 서로 얼굴을 붉혀야 할 지점은 없어. 감상적으로 으레 대결 구도를 스스로 만드는 것뿐이야. 남성과 여성의 관점이 아니라 군대 다녀온 사람과 다녀오지 않은 사람의 관점에서 봐야지. 군대 다녀오는 사람이 1년에 30만 명이야. 그중에서 극소수, 공무원이 될 사람에게는 가산점을 주고 나머지 사람들은 아무런 보상도 없다는 게 말이 돼?"
"그것도 그렇네."
"물론 그 이전에 나는 군대에 반대하지만 말이야. 난 좌파거든. 보상은 해주면 좋지. 이를테면…… 아니야."
"??"
이렇게 나름 정리를 해두곤 소주를 들이켰다. 후배 하나는 나를 보며 엄지손가락을 추켜올렸다. 내가 목구멍으로 넘겨 삼킨 '차라리 콘돔을 할인해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저 친구는 알고 있을까. 유쾌했다.
# by | 2008/03/24 16:26 | 트랙백 | 덧글(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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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을 해주려면 좀 다녀온 모두에게 돌아갈만한걸 해줘야지 원.............
전에 이오공감에도 올라왔던건데 교통비 할인이 진짜 끝짱나게 좋은거 같던데^ㅂ^....
SEikun / 남여의 대결구도로 몰아가면 이만큼 논점이 흐려지는 제도도 없소. 하지만 생각해보니 할인제도도 좀 그렇네. 전역증 내밀어야 하잖아? (...)
그냥 순수히 군가산점을 보상의 '시발점'으로 보면 안되냐.
시작이 이모양이니까 남VS녀 가 되고 예비역VS 보충역 이 되는거지.
-_- 홈주인장이랑 격하게 메신저로 토론후 결과 콘돔을 공짜로 받자. -_- <-
..나 몽상가님이 좀 킹왕짱 좋아져씀.. 팬이에염 싸인점() 굽신굽신()
단단 / -_-;;;;;;;;;;;;;;;;;;;;;;;;;;;;;; 갑자기 왠 복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