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07월 08일
런던 테러 : 누가 더 '야만'인가
어제의 G8 지도자들은 굳은 얼굴로 또 한번 '선과 정의'를 부르짖었다. 이제는 하도 짖어서 새롭지도 않거니와, 신기하지도 않다. 역사적으로 수십억을, 불과 몇 년 안에 수만을 죽인 도살자들의 대사는 고장난 녹음기처럼 왱왱 귓전을 맴돌 뿐이다.
오, 저 괄태충 같은 얼굴이여. 아니, 이 쯤 되면 괄태충에게 미안해진다. 괄태충도 서로를 이문을 따지며 죽이진 않을 거다. 이 세상 무엇보다 역겨운 그들의 얼굴에서는 자신들의 힘으로 죽인 수억, 수만의 '민중'들에 대한 죄스러움이 드러나기는 커녕 바로 어제 비참한 죽음을 당한 런던 '시민'에 대한 애도조차 보이지 않았다. 내가 그들 얼굴에서 발견한 것은 현장처리 비용에 대한 손익계산과 다음 타겟을 탐색하는 시퍼런 눈이다.
무엇이 문명인가. 자본주의의 벽돌로 한 껏 쌓아올려진 성이 문명인가. 한 껏 돈으로 자신을 뽐내고 틈만 나면 타자에 대한 착취를 일삼는 것이? 착취자의 등장과 자본주의의 태동까지 올라갈 필요도 없다. 딱 반 세기의 세계사를 공부 해 보자. 도대체 무엇이 문명인지, 정의인지, 선인지 알 수 없는 자신에서 도피하기 바쁠 것이다. 그래. 다음 날 출근해야 할 것 아닌가.
하지만 더 한심한 경우도 있다. 바로 미칠듯이 흐르는 역사에서 단면 만을 따놓고 '나쁘다'라고 말하는 태도인데, 이런 태도는 계룡산 도사와 다르지 않다. 때로는 '부시도, 라덴도 나쁜 놈이다' 라며 빼앉는 점잔은 짐짓 자신의 이문 챙기기 바쁜 쓰레기보다 더 역겹다. (차라리 이문 챙기기 바쁜 인간들은 까놓고 말한다. '전쟁은 우리의 시장입니다.' 그런 인간에 대해서는 순수함에 말문이 막혀버린다. 그들은 내 글을 보여줄 설득 대상이 아니라 투쟁의 대상이다.)
이전에도 그러했지만, 911 이후의 사회의식은 선택을 강요한다.
야만인가, 새로운 세계인가.
# by | 2005/07/08 13:07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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